가끔 BTS의 RM님 인스타그램을 보다 '오!' 싶으면 어딘지 찾아보고 다녀오곤 한다. 간송미술관은 진짜 오래 전부터 가보고 싶었는데, 봄이랑 가을에만 예약을 받아 그때만 갈 수 있었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 '부지런하지 못한 나는 저기 갈 수 없겠다.' 하고 지레 포기했었다. 근데 인스타그램 게시물을 보고(아마 저 때도 회피하고 싶은 일이 있어서...) 갑자기 ‘저길 가야겠다!’ 싶었다. 다행히도 잔여 예약이 가능해 다녀올 수 있었다.
1층에서는 큐레이터? 해설가? 선생님이 전시품에 대해 해설해 줬는데 요즘은 어떤 식으로 보존이 이루어지는지, 복구(?)는 어떻게 하는지 추세도 이야기 해줬다. 매우 흥미진진했고, 그 선생님 자부심 뿜뿜해서 너무 멋졌다.👍
둘러 보고 2층으로 올라갔는데, 예술품들은 이미 이동을 하고, 빈 전시장만 있었다. 근데 스산하지 않고 되게 따사로워서 솔직히 많이 놀랐다. 창문이 투명하지 않고 불투명한데 요즘 볼 수 없는 무늬로 되어 있었다. 걸쇠도 처음 본 디자인이었다. 진심 힙 그 자체! 아마도 유리의 무늬는 예술품들을 보호하기 위해 직사광선이 안 들어오게 한 것 같은데(이건 전적으로 나의 뇌피셜), 굴절된 빛이 따뜻함을 느끼게 해주는 것 같다. 그리고 무엇보다 바닥이 나무 바닥이라 걸을 때 소리 나는 곳도 있어서 정감이 갔다. 와중에 뭔가 왁스칠 해야 할 것 같고.. 초등학교 시절 천 장갑 끼고 왁스칠 하던 기억이 새록새록.. 장들도 섬세한 무늬라 보고 또 봤다. 빈 전시장이 차갑고 스산한 느낌을 줄 수도 있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고 햇빛이 어우러져서 너무 따뜻했다.
보수를 마치면 이 모든 것들이 없어질까? 너무 아쉽고 아쉬웠다. 특이를 넘어선 특별한 것들이던데. 그대로 들어다 나의 집을 삼고 싶었다. 나중에 돈 벌면 나무st 말고 꼭 저런 찐나무 바닥 집에서 살고 싶다. 특이한 창문과 걸쇠, 섬세한 무늬의 나무장들도 멋지고. 진심 가길 잘 했다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