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정신이 없다. 뭐하고 다니는지 모르겠다. 정신을 차려야 하는데.. 책을 읽어도 같은 곳을 두세 번 읽고, 방금 읽은 부분이 기억나질 않는다. 어떻게 하면 집중을 할 수 있을까? 하나하나 착착착 진행하고 싶은데 뭐를 버려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 그래서 주말에 다녀온 달리전에 대한 감상을 이제야 적어 본다. (빌드업 갠춘?)
버스정류장의 포스터를 보고 가고 싶지만.. 현대 미술에 대해서 이해를 못 해서 가는 게 의미가 있나 싶었다. 그. 런. 데. 마켓 컬리에서 50% 할인을 하길래 '이거슨 운명!!'이라 생각하고 티켓을 사뒀다. 그리고 지난주에 갔는데 '와! 왜 내가 고민했었지?'라는 생각을 했다. 고민이 무색하게 근래 우리나라에서 가 본 전시 중에 제일 알찼다. 이렇게까지 많은 찐 작품이 오다니.. 대다네.
포토존
너무 불쌍하고 이상한 사람이던 달리는 정말 욕심이 많았던 것 같다. 풍경도 그리고 스케치도 하고 영화도 만들고 디즈니 만화영화도 하고 동화 삽화도 그리고 안 했던 게 없다. 다재다능이라고 해야 하나? 아니면 돈 되는 건 다했던 건가? 정말 알 수없고 욕심도 많고 셀럽 그 자체인 사람같았다. 예술과 1억 광년 떨어진 사람인 나는 예술가를 이해할 수 없는 것인가?
전시회에 가기 전에 여러 블로그를 둘러보며 달리에 대해 알아보다 '아.. 난 이해 못 할 사람이겠구나..'싶었던 것이 갈라와의 관계였다. 그래서 더 이상의 편견을 만들 수 없어 작가에 대해 알아보는 것을 그만두었다. 학대와 성관념의 관계란 어렵다 어려워. 전시를 가서 갈라에게 준 성에 출입할 때 초대장이 필요했다는 것을 보는데.. 선물인데도 출입이 자유롭지도 않고 또 그렇게 매달리는 모양새여야 했는지.. 둘의 관계는 둘만 알 수 있다지만 자꾸 빙의하게 만들고 전시를 보는 내내 이해 불가의 물음표가... 이래서 나는 물음표 살인마인 것인가?
전시회를 다녀오면 해 보는 질문인 '만약 가질 수 있다면 어떤 작품을 갖고 싶을까'의 대답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삽화, 셰익스피어 작품 스케치(?), 목욕하는 사람들 그림'이 갖고 싶다. 전시는 기가 막히게 좋았는데 왜 사진은 못 찍게 했을까? 사진이 없으니 전시에 대해 기억이 희미하다. 알차고 알찼지만 알 수 없는 작가의 정신세계와 나의 정신없음, 사진 찍지 못함의 조화 속에서 머릿속이 엉망진창이 되어 버렸다. 얼른 무질서 속의 질서를 되찾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