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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MCA 이건희컬렉션 특별전: 이중섭, 국립현대미술관경험/활동 2022. 9. 20. 18:20728x90반응형
지난 주에 ‘MMCA 이건희컬렉션 특별전: 이중섭’에 다녀왔다.
'황소'를 그린 작가로만 기억하고 있었고, 내겐 '황소'가 왜?? 왜?? 늘 의문만 남는 작품이었다.(역시 문외한.. 그 자체) 그런데 이번 특별전을 보고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다. 그 시절 기구하지 않은 사연이 어디 있을까 마는 이제 열정이라는 말을 함부로 쓰지 못할 것 같다. 나는 어느 한순간 이중섭 님만큼 무언가를 위해 열정적이고, 간절하게 바랐던 일이 있었을까? 아직 한 번도 없었다.
평안도 부유한 가정에서 자라 일본으로 유학까지 다녀온 도련님 of 도련님이었는데, 한국전쟁으로 모든 것을 두고 피란길에 올랐다고 한다. 그래서 작품의 대부분을 원산에 두고 왔다고 하던데 아직 작품들이 북한에 남아 있을까? 하는 의문이 생겼다. 그렇게 피란을 와서 부두의 노동자로 일을 하는 와중에도 그림에서 손을 놓지 않았는데, 그때 그렸던 것이 "은지화"라고 한다. 담뱃갑 속 은박지에 새긴 작품이라 선이 담뱃갑 모양으로 구겨져 있었고, 어떤 것은 귀퉁이가 찢어진 것도 있었다. 부족한 시대에 그래도 놓을 수 없다는 간절함, 처절함, 절규(?)가 느껴져서 한동안 발이 움직이지 않았다. 나는 내가 그림을 보면서 우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처음으로 그림을 보다 눈물이 났다.
전시를 가면 미묘하게 번역체가 섞여 있어 글이 잘 읽히지도 않고 배치도 어딘가 이상해 글을 읽다가 포기하곤 했다. 그런데 글의 배치와 내용이 마음을 흔들었다. 그림을 보면서 찔끔 눈물을 흘리고, 나와서 펑펑 울었다.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울컥... 소개 글 때문일지 모른다고... 스토리의 힘이라고.. 그렇게 생각하기로 했다.
생의 마지막에서 자신이 그토록 함께하길 원하던 가족의 편지조차도 읽기 거부하였다는 것에 마음이 아려왔다. 작가님의 유해가 정릉 계곡 어딘가에 수목장 되어있다고 하는데, 그곳을 방문하는 가족단위 관광객들의 소리에 마음을 달래고 행복하셨으면 좋겠다. 망우역사문화공원도 찾아가 봐야지.
더티섹시, 힙함의 끝 그 자체시던데. 요즘 활동을 하신다면 진심 셀럽으로 활동 쌉가능... 시대를 너무 앞서 태어나신 것 같다.여러분 여기가 포토스팟이에여!
다시 한 번 건희선생님의 안목에 감탄에 감탄을 했다. 나도 한 순간쯤은 열정 가득한 인생을 살아보고 싶다. 작가님만큼 산다는 것은.. 내게 너무 힘들 것 같으니 한 순간 정도는 가능하지 않을까?728x90반응형'경험 > 활동'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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