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인스타에서 "사유의 방"을 봤다며 꼭 가야 한다고 했다. 오! 사실 쫌 놀랐다. 흔한 박물관의 전시는 유물이 굉장히 다닥다닥 붙어 있고, 설명하는 글도 장황하게 쓰여 있으며, 특히 유리 안에 갇혀 있는 모습인데. 실제로 예전에 갔었을 때와 아직 위층은 박물관의 전형적인 모습이었다.
그런데 “사유의 방”은 너른 공간을 배당하여 유리가 씌여있지 않은 반가사유상 두 점이 놓여있다. 주위에 아무것도 없었다. 벽은 황토색으로 칠해져 있어 마치 황토굴에서 수련받는 것을 상상하게 되고 나 역시도 한참을 멍한 상태로 명상을 하게 된다. 박물관이 아니라 미술관에 와 있는 느낌이었다. 사람들이 사진을 찍는 모습에서도 박물관을 상상할 수 없었다. 이야, 박물관이 발전하고 있었다!👍
힙하다 힙해
반면 맨 위층의 전시는 매우 아쉬웠다. 여러 나라의 되도 않는 복제품을 가져다 전시하기보다는 한 점이라도 우리나라 유물을 번듯하게 전시하는 게 더 효과적일 텐 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약탈하지 않았으니 타국의 유물이 없는 게 당연한 거 아닐까? 기획전도 아니고 굳이 굳이 복제품 내지는 엄청 쪼그마한 거 가져다 전시하는 거 너무 본새 없었다.
"사유의 방"의 반가사유상처럼 다른 유물들도 조명 받았으면 좋겠다. 보는 눈이 많이 길러졌다 싶은 게 쪼금만 예쁘면 '보물', 우와하고 탄성이 나오면 '국보'였다. 게다 여기는 어디 박물관, 저기는 어디 미술관 따라한게 보여서 그동안 뻔질나게 돌아다닌 게 뿌듯하고 보람되었다. 더 빡시게 돌아다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