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이 핑계, 저 핑계로 미뤄뒀던 독서를 하는 중이다.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니까! 읽고 싶었던 책들을 목록화해두었는데, 주제는 거의 부(富)에 편중되어 있다. 요즘 내 관심사를 아주 여실히 보여준다. 세상 속물적인 인간이 되어가는 것 같지만 뭐 안 그랬던 것도 아니고 나쁜 것도 아니니까. 여러 권 읽어보고 내 갈 길을 정해야겠다.
주식 공부한답시고 유튜브에서 이것저것 컨텐츠를 둘러보다 발견한 분이 천영록 작가님이다. 일단 목소리가 성시경스럽다. 조곤조곤하게 설명을 해주는 모습에 혹 해서 "부의 확장"을 읽어 봤다. 이론서(?) 같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자기계발서에 가깝다. 부를 이루기 위해 어떠한 태도를 가져야 하는지 관찰한 내용과 본인의 경험한 바를 풀어놓으며, "제발 부를 추구하는 인싸가 되세요."라고 조근조근 단정적인 어조로 이야기하고 있다. 그렇다. 작가님은 세상 인싸다. 인싸라고 생각하는 사람, 인싸이고 싶은 사람이라면 따라할 수 있을 부로 향하는 태도들을 소개한다. 혼자보다는 같이의 가치에 더 중점을 두어 이야기한다. 예를 들면 혼자서 주식 매매를 하는 것보다 팀을 이뤄 부와 관련한 일을 하는 것을 더 가치 있게 생각한다든지, 인맥과 네트워크가 부의 확장에 도움이 된다든지 하는 내용이다. 아마도 나는 세미 인싸(?)라 온전히 따라 하지는 못할 것 같다... 특히 네트워킹의 예를 읽으며 내가 할 수 없는 세계구나 싶었다. 왜 스스로를 세미 인싸라 생각하냐면, 사람을 좋아하지만 좋아하지 않고, 그렇다고 홀로 사는 것을 마음먹다가도 '아, 안 되겠다.'라고 포기하고 마는 애매한 사람이라서 그렇다. 혼자 주식 매매하는 사람들은 본인들은 편하다고 하지만 행복해 보이지 않는다는 건 작가님의 편향이 반영된거 아니냐고요. 저 같은 사람은 잦은 회식, 만남 등은 생각만 해도 속이 울렁인다고요. 다음 번 책은 소시미들을 위한 부의 확장법을 알려줬으면 좋겠다. 잠깐 근데 이거 자기계발서들에 나오는 가난한(?)사람의 핑계랑 좀 닮았는데…이래서 부를 확장하지 못했던건가?ㄸㄹㄹ
"부의 확장" 중에서
그럼에도 요즘 가장 많이 생각하고 있던 구절이 나와서 '작가님 생각, 내 생각 👍'이라며 속으로 호들갑을 떨었다. 내 한 몸 건사하는게 이렇게 어려운 일이었던가? 요즘의 나는 애를 키우듯 내 스스로를 돌보고, 키우고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내 욕구와 필요에 귀를 기울이고 그것만 수행하는 것도 이렇게 버거운데 다들 육아는 어떻게 하고 있는 거야? 모든 부모님들 대단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우리가 서로 의미하는 바는 약간 다른 것 같지만 그래도 요즘 한껏 빠져있는 생각과 비슷한 구절이 나오니 호들갑을 떨 수밖에 없었다. 아무도 내게 관심이 없고 오로지 나만이 나에게 관심이 있음을 알아가고 있었다. 세상 사람들은 아무도 나에게 관심이 없더라. 그게 어른이 되는 것이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