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수업시간에 교수님께서 도로원표를 이야기 하며 조별 모임으로 도로원표 앞에서 사진을 찍어오라고 했던 과제가 있었다. 서울의 도로원표는 세종로 파출소 바로 앞에 있다. 어느 봄날 조원들끼리 도로원표에서 사진을 찍고 밥을 먹기로 했다. 그 중 한 명이 본인이 잘 아는 맛집이 있다고 가자고 했다.
그래서 졸졸 따라갔던 곳이 '광화문미진'이다. 그땐 피맛골 개발 전이라.. 와 이러니까 내 나이 무슨 일? 어쨌든 골목골목으로 따라들어가서 앉아서 먹었는데. 지금까지 내가 먹었던 메밀국수는.. 뭐였으묘? 그때까지만 해도 일식집에서 진짜 쪼꼼 나오고 짭짤해서 그냥 먹는 둥 마는 둥 했는데. 여기서 먹고 나서 메밀국수를 배불리 먹을 수도 있구나를 느꼈던ㅋㅋㅋ 신세계를 맛봤다.
그리고 나서 이상하게 한 두명씩 거기 아냐고 날 데리고 먹으러 가는데. 가면 이 집이었다. 다들 짠듯이 희안해. 안 그래도 유명했는데 미쉐린 가이드에 소개되고 더 유명해지고 줄은 점점 더 길어지고.. 메밀전병이나 보쌈도 맛있지만 그래도 냉메밀이 제일이다. 무 많이, 파 쪼금, 김가루 한 스푼 넣고 소스를 제조해두고 찍어 먹으면 진심 한국의 맛이다. 너무 현지화가 잘 되었다!
밑의 판에도 메밀이 있음
날이 더워지니 생각이 나고 모두가 같은 생각이라 줄은 엄청 길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가서 먹어야 하는 맛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