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 울고 싶었던 날이었다. 그래서 영화를 봤고, 가져간 휴지가 모자라 손목까지 촉촉해졌다. 엄마와 딸의 관계에 대한 영화라고 하면 누구나 예상하는 내용이 있다. 미워도 서로를 놓지 못하는 그들 사이의 갈등과 신파가 나올 것이라고. 맞다. 딱 그 내용이었다. 알지만 펑펑 울 수밖에 없었다. 엄마라는 단어가 가지는 애틋함의 극대화😭
내용은 굉장히 간단하다. 엄마가 죽고 해외에서 생활하던 딸이 엄마의 집이자 가게를 정리하러 돌아온다. 그 기간에 엄마는 저승에서 이승으로 ‘3일의 휴가’를 받아와서 남겨진 딸의 모습을 지켜본다. 돌아온 딸은 집 정리는 뒤로하고 엄마의 백반집을 운영하는데(엄마의 속이 터져 나감ㅋ), 시골 생활을 하며(리틀 포레스트 생각남) 공부한다고 엄마를 모른 척했던 모든 순간들을 반추한다. 왜 더 살갑지 않았을까? 이미 늦은 일이지만 진주는 그곳에서 나름의 방식으로 엄마를 추모한다.
엄마의 이름은 왜 왜!! 박복자인걸까? 마음 아프게 시리. 박복자가 낳은 진주 같은 딸이라니. 박복하지만 보석같은 딸이 생겨 그녀의 인생이 풍요로웠을까? 굳이 안 해도되는 일을 진주때문에 하게 되었는데? 낳은 걸, 결혼한 걸 후회하진 않았을까? 진주는 그 모든 걸 상쇄할 정도의 기쁨이었을까? 알 수 없다.
영화 장면 중에 엄마에게 오는 전화를 봤음에도 울리는 휴대전화를 뒤집어 놓는 장면이 있다. 나도 해본 적 있는 그 행동.. 그 장면에서 왜 그렇게 눈물이 났던 걸까? 그리고 그 뒤에 맥도날드 장면에서는 거의 오열을 했다. 와 진짜 신파 그 자체.. 알지만 울 수 밖에 없었다. 갬성 미쳤다.
애틋
영화를 보고 친구들을 만났다. 친구들한테 영화내용을 이야기하면서 영화 다 보고 애틋한 감정이 치솟아 영화관을 나올 때 엄마한테 전화를 할까 하다 그만두었다는 이야기를 했다. 간지러워서 안 했다기 보다는 전화했다가 또 티격태격할 것 같아서 못했다는 그런 이야기를 나누는데. 그 자리에 있던 친구들 모두 나의 마음을 이해하고 공감하며 본인들이라도 그랬을 거라는..ㅋㅋㅋㅋ 각자 서로 다른 모녀관계에서 파생된 이야기를 쉴새 없이 나눴다. 그 자리에 있던 누군가의 딸인 우리 모두는 진주였다..ㅎ 효녀이고 싶지만 늘 불효하는..
진주 마음 나도 알아. 이 지구상에서 나를 아무 조건없이 맹목적으로 사랑해 줄 사람은 엄마 밖에 없다는 걸 너무나도 잘 안다. 근데 쉽지 않다. 나중에 후회하고 싶지 않은데. 그래서 잘해보려 노력을 하지만 계속 어긋난다. 나의 마음을 엄마도 외할머니의 딸이니까 알지 않을까? 애틋하고 마음 쓰이는 우리 관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