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국제영화제에 다녀왔다. 와 영화제 티켓팅이 피켓팅이었다. 분명 난 정각과 함께 티켓팅을 했는데 왜.. 아직 일분도 안 지났는데 표가 매진… 결국 난 못 하고.. 친구가 한 현장발권에 숟가락 얹어서 볼 수 있었다. 그래서 보게 된 영화가 ‘통잠’과 ‘힘을 낼 시간’이었다.
🤫 스 포 있 음 🤫
‘통잠’은 난임부부가 임신을 시도하면서 겪게 되는 에피소드들의 꾸러미였다. 가임기 여성이 주위에 있다면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난임이나 불임, 육아에 대해 듣게 된다. 영화의 제목은 육아일 것 같지만 난임에 관한 이야기였다.(불임이라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 부부에게 그려지는 모든 에피소드들은 한번쯤 들어봤던 내용이었다. 내겐 전혀 특별하지 않고 사람1, 사람2로 이루어진 일상적인 이야기들이었다. 하지만 그들에게는 몹시도 특별하고 매몰되어 보이지 않은 터널 같은 상황이었겠지.
인상깊었던 것은 승용차의 뒷자리 가운데 좌석, 그 앉고 싶지 않은 자리에서 부부를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그 장면들에서는 두 사람 사이에 위치한 백미러에 매달린 십자가가 비춰진다. 미신을 행하러 갈 때 아주 길게 십자가가 보여지는데 신앙이 있음에도 뭐라도 붙들고 싶은 부부의 절심함을 보여준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승용차에서 벗어나 세포를 안고 이동을 할 때는 부부가 신에게 의지하지 않고 본인들의 의지로 헤쳐나가는 모습이 아닐까? 라는 상상을 해보았다.
영화 내내 절정만 계속되는 기분이라 조금은 피곤했지만 생각보다 매우 괜찮았다. 통잠이라는 제목에서 기대가 되듯 그들이 안고 있었던 세포를 육아하는 찬란한 결말을 상상했다.
잘자용
‘힘을 낼 시간’은 연예인이라는 많이 들어봤지만 색다른 소재였다. 막상 그들이 성공하지 못하면 어떤 일을 하고 있을지 궁금했는데. 동료의 죽음.. 안 좋은 일도 있고.. 강박에 시달리며 몸을 혹사하고 있었다. 성공하지 않았던 것도 아니고 이름을 알린 곡이 있는데 정산을 못 받았다니. 이게 말이 되는 소리인가? 투자를 하면 실패할 수도 있고 성공할 수도 있는건데. 하이리스크 하이리턴 모르는 것인가!! 노동의 대가는 어디로?
보면서 계속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떠올랐다. 세명의 앨리스가 한 명의 토끼를 만나 제주라는 이상한 나라를 여행하는 이야기 같았다. 일을 하느라(대가 없는) 수학여행을 못 가본 것이 억울해 출발한 제주라는 섬에서 시덥잖게 시비 붙어(분명 예쁘다는 이야기를 속닥였겠지만) 돈 다 털리고 워킹홀리데이 하는 흐름이 진짜.. 그래도 어릴 때부터 일하던 짬바 어디 안 가네 싶었다. 생활력 무슨일이람? 리더는 괜히 리더가 아니다. 토끼를 만나 짧게라도 수학여행을 즐기고 인생의 의미를 찾았으면 그것으로 된 일이지 싶다. 아직 그들은 젊기에🎶
앨리스들과 토끼
전주국제영화제에서 두 편의 영화를 봤다. 흥미진진한 경험!! 내년에도 기회가 닿았으면 좋겠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