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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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랐어.생각 2021. 9. 17. 17:55
어른이 된다는 것은 참 서글픈 일인 것 같다. 다들 내가 뭘 하든 오냐오냐하며 좀 봐줬던 것 같은데. 이제 더 이상 변명의 여지가 없다. 예전엔 A라는 행동을 하면서 부정의 결과 B에 대해 일말의 고려도 하지 않았다. 그저 핑크빛 미래인 C만이 존재할 거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이러저러하다 B의 결과가 나타나도 “몰랐어, 어쩔 수 없었어, 내 의도는 그게 아니었어, 네가 ~해서 내가 그럴 수밖에 없었어”라는 말 뒤로 숨어도 뭘 모르니까, 어리니까 라며 어느 정도는 양해를 해줬던 것 같다. 근데 지금은 적어도 겉보기에 어른이기 때문에 저 말들 뒤로 숨을 수가 없다. 며칠 전 친구와 이야기하다 부르르 화가 났다. 내 일도 아닌데? 왜 얼굴도 모르는 그 사람을 비난했을까? 호르몬의 문제인가? 곰곰이 생각해보니..